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끄적..끄적..

by 불사랑 2015. 7. 21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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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제 이야기입니다.

 

며칠전 저희 와이프와 아가가 시골 할머니댁으로 휴가를 떠났고 저는 오랜만에(?) 저희 부모님댁으로 출발하였습니다.

 

와이프가 저희 부모님께 꼭 전해드리라고 강조한 복숭아 한박스를 들고 출발했지요.

 

그전에 와이프도 할머니와 어머님께 드릴 복숭아를 손에 꼭 쥐고 시골로 출발했지요.

 

반대 손에는 짐보따리를 한아름 들고 그리고 앞으로는 아기띠를 메고.. 제 근무가 여건이 되지 않아 버스터미널 까지 바래다 주지도 못했는데 그 뒷모습이 어찌나 그리 억척스럽게 보이던지...

 

그 억척스러운 뒷모습에 또 안쓰러움까지 밀려왔습니다.

 

내가 능력이 조금 부족해서 고생만 시키는 것 같이..

 

 

 

 

잠시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흘렀는데요,

 

아무튼 말랑말랑 달콤하여 치아가 좋지 않은 우리 어머니, 아버지가 드시기도 좋고 맛도 좋다고 꼭 가지고 가라는 복숭아 상자를 들고 길을 나섰습니다.

 

시내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그 많은 짐꾸러미와 땡보를 달고 출발하는 와이프의 뒷모습에 미안해서 일까요? 저도 복숭아박스를 테이프로 칭칭 감아 손에 쥐고 버스를 타고 우리집으로 향했습니다.(거리는 시내버스로 한시간 조금 안되는 곳이지요.)

 

그래서 부모님 집에 다와갈때쯤 비가 막 내리기 시작하더라고요.

 

정류장에서 내려서 한 20분을 걸어야 하는 거리인데 우산도 없고 걷기로 하고 걸었습니다.

 

복숭아 상자가 젖어가고 제 몸도 젖어갈때쯤...

 

언제 생각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생각이 또 떠오르더군요.

 

 

사람살이가 항상 행복할 수 없겠죠? 그리고 누구나 그런 기억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.

 

평소 생각도 나지 않다가도 문득문득 생각나면 가슴 한켠이 먹먹해지는 그런 생각.

 

나도 이제 초보 부모가 되었기에 더 와닿는 것일까요?

 

좁아지는 아버지의 어깨와 갈수록 야위어가는 어머니...

 

한 20분간 걸으며 오랜만에 그런 감정을 가져 보았습니다.

 

뭐~ 결국 부모님 집에 도착해서는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 신나게 수다도 떨고 밥도먹고..ㅎㅎ

 

이만 물러갑니다. 모두모두 행복하세요~~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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